요즘 전세를 구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겁니다. 집을 보러 갔는데 조건을 따지기는커녕 “이 집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상황. 심지어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납세증명서를 요청했다가 집주인이 계약을 거절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지만, 지금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풍경입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전세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최근 서울 전세 매물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매물이 30% 이상 줄어들면서 시장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공급이 줄어든 시장에서는 언제나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선택권이 있는 쪽이 ‘갑’이 되고, 선택지가 없는 쪽은 ‘을’이 되는 구조입니다. 지금의 전세 시장이 바로 그 상태입니다. 세입자는 집을 구하기 어렵고, 집주인은 원하는 조건을 걸어도 계약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변화의 시작점에는 다주택자 규제가 있습니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고 투기를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과 대출 규제를 강화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의도와 다르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커지니 집을 계속 보유하기보다는 매도하거나, 혹은 전세 대신 월세로 돌려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생깁니다. 그 결과 전세 물건 자체가 시장에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 강화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아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기존에 전세로 풀리던 물건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국 정책은 다주택자를 압박했지만, 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감소라는 또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때문에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은 점점 더 불리한 위치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은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다시 6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체감되는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격뿐만이 아닙니다. 이제는 조건까지 집주인이 선택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려동물 여부, 가족 구성, 직업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걸고 임차인을 ‘선별’하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더 현실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출이 많이 낀 집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물건조차 나오기만 하면 바로 계약이 됩니다. 선택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세를 찾다가 결국 반전세나 월세로 넘어가는 경우도 크게 늘었습니다. 보증금은 그대로인데 월세를 추가로 내는 형태가 많아지면서, 실질적인 주거 비용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단순히 “집주인이 갑질을 한다”는 시선으로만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지금의 구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문제입니다.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어떤 제도나 도덕적 기준보다 ‘수급’이 우선적으로 작용합니다. 집주인이 강해진 것이 아니라, 공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힘의 균형이 무너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흐름입니다. 전세 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공급을 어떻게 유지하고 늘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세 공급 감소라는 부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부담은 결국 세입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지금 시장에서 우리가 봐야 할 포인트는 명확합니다. 전세는 점점 줄어들고, 월세는 늘어나는 방향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 불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단순히 “지금 전세가 비싸다”가 아니라,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은 항상 원인에서 결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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