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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서울 전세 매물 실종, 매물 잠김의 부담은 결국 세입자에게 간다

by 실전투자자 용천길 2026.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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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조용함은 안정이라기보다 멈춤에 가깝습니다. 매매도 조용하고, 전세도 조용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아서 조용한 게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매물이 사라져서 조용하다는 점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작되기 전까지는 급매물이 조금씩 나왔습니다. 세금을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정리한 물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5월 9일이 지나고 나니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팔 사람은 이미 팔았고, 못 판 사람은 “이제 굳이 싸게 팔 이유가 없다”며 다시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시한은 지났습니다. 이제 팔면 세금 부담이 커집니다. 그러니 가격을 더 낮춰 팔기보다 보유하거나 증여를 검토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웁니다. 세금까지 많이 내야 하는데 매매가까지 낮추면 손에 남는 돈이 줄어드니, “차라리 안 팔겠다”는 생각이 나오는 겁니다.

정부는 매물 잠김을 풀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세입자가 있는 집도 일정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게 실거주 의무 유예를 내놨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매도할 길을 열어준 셈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효과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제도상 팔 수 있게 된 것과 실제로 거래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입자가 있는 집은 매수자 입장에서 까다롭습니다. 당장 들어가 살 수 없고, 기존 세입자의 계약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동안 본인이 살 집도 따로 구해야 합니다. 게다가 나중에 세입자가 나갈 때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대출 규제 때문에 퇴거자금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현금 여력이 충분한 사람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매물이 됩니다.

그래서 세 낀 매물이 일부 나오더라도 시장 전체를 바꿀 만큼의 힘은 부족합니다. 매수자는 제한적이고, 집주인은 굳이 낮은 가격에 팔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결국 매물은 다시 들어가고, 시장은 더 잠깁니다.

더 큰 문제는 전월세 시장입니다. 매매 매물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전세 물건이 사라지는 것은 세입자에게 바로 체감됩니다. 2500가구가 넘는 단지에 전세가 10개도 안 된다는 말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대단지라면 원래 전세 매물이 꾸준히 나와야 정상인데, 지금은 물건 하나 나오면 여러 명이 동시에 보러 가는 상황입니다.

전세 물건이 줄면 세입자는 선택지가 사라집니다. 같은 동네에서 버티고 싶어도 갈 집이 없습니다. 전세가 없으면 월세로 밀려나고, 월세마저 오르면 생활비 부담이 커집니다. 실제로 과거 월세 20만~30만원 수준이던 빌라 월세가 100만원대까지 올라 계약된 사례가 나온다는 것은 시장이 얼마나 경직됐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흐름은 젊은 세입자에게 더 가혹합니다.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아이를 키우는 30대 가정은 전세 만기 때마다 불안해집니다. 집을 사기에는 대출과 가격이 부담이고, 전세는 없고, 월세는 오릅니다. 결국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저축은 줄고, 내 집 마련은 더 멀어집니다.

지금 시장의 핵심은 매물이 없다는 점입니다. 팔 집도 줄고, 전세집도 줄고, 월세도 비싸집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이 줄면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거래가 조용해도 가격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매도자는 버티고, 매수자는 기다리고, 세입자는 갈 곳이 없어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정부가 매물을 유도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금이나 규제로 집주인을 움직이게 하려 해도, 집주인이 “그럴 바엔 안 팔겠다”고 나오면 공급 효과는 제한됩니다. 오히려 집주인이 실거주로 돌아서거나 증여를 선택하면 전월세 물량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매매시장 안정 대책이 임대차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이유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매매와 전월세가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매매가 막히면 전세로 남으려는 사람이 늘고, 전세가 부족하면 월세로 밀리고, 월세가 부담되면 다시 매매를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 서울 시장은 이 연결고리가 모두 꼬여 있습니다.

무주택자라면 지금은 더 냉정해야 합니다. 전세가 없다고 급하게 매수하면 대출 부담에 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조건 기다리기만 하면 전월세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 자금 상황입니다. 월 대출 상환액, 보증금, 월세, 관리비, 이사비까지 모두 계산해서 실제 감당 가능한 주거비를 정해야 합니다.

세입자라면 계약 만기를 훨씬 일찍 준비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만기 두세 달 전에 움직이면 늦을 수 있습니다. 주변 전세와 월세 시세를 미리 확인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같은 동네만 고집하기보다 대체 가능한 생활권도 함께 봐야 합니다.

집주인 역시 마냥 버티기가 답은 아닙니다. 양도세, 보유세, 증여세, 임대소득, 향후 정책 변화까지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지금은 안 팔아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앞으로 세제나 임대차 규제가 더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산을 오래 가져갈 것인지, 가족에게 넘길 것인지, 임대로 운영할 것인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장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공급 없는 규제의 한계’입니다. 매물을 유도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살 집과 빌릴 집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시장은 다시 막힙니다. 특히 서울처럼 수요가 두꺼운 곳에서는 매물 몇 개를 끌어내는 것만으로는 전세난과 집값 불안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실제 주거 공급입니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 비아파트 주거 안정화, 장기임대, 공공임대, 도심 내 소형 주거 공급이 함께 나와야 합니다.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집이 많아져야 전세와 월세가 안정됩니다. 매매시장도 임대차시장이 안정돼야 과열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은 매물 잠김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매물은 대부분 정리됐고, 남은 집주인들은 보유나 증여 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입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매물 거래 길이 열렸지만, 대출과 입주 문제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 부담은 결국 세입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세는 줄고, 월세는 오르고, 빌라 월세까지 뛰고 있습니다. 젊은 임차인들이 가장 먼저 압박을 받는 구조입니다.

지금 시장은 조용하지만 결코 편안하지 않습니다. 거래가 없어서 안정된 것이 아니라, 팔 집도 빌릴 집도 부족해서 멈춘 시장에 가깝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분위기보다 숫자를 봐야 합니다. 매물 수, 전세가, 월세, 실거래가, 대출 가능액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서울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결국 살 집의 부족입니다. 규제로 매물을 끌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집, 빌릴 수 있는 집이 늘어나야 시장이 숨을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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